쑤친의『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은 설탕, 차, 커피, 고추, 주류 같은 식탁의 익숙한 재료의 음식들이 세계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다루는 책이다. 이 단순한 먹거리들은 때로는 제국을 흥하게도, 무너지게도 하며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책은 대항해시대 이후 전개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과 노예무역, 차 무역과 아편전쟁, 커피가 이끈 산업과 도시의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또한 고추의 세계적 확산과 인류 미각의 변화, 술이 촉발한 사회적·정치적 사건들을 소개한다. 음식은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전략적 무기이자 세계 경제를 뒤흔든 자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경제학적 분석과 역사적 사례를 결합해 음식이 어떻게 문명과 권력의 중심에 있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은 음식, 역사, 경제의 교차점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으로, 인류사를 색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