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우리는 ‘직접 경험’의 상실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험의 멸종」에서 역사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작가 크리스틴 로젠은 대면 소통, 손글씨, 기다림과 같은 인간의 핵심 경험들이 인공지능과 소셜 미디어 같은 기술에 의해 점차 대체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진단한다. 기상학자 없는 날씨 앱, 친구를 만나지 않는 10대, 기록을 위한 여행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경험’이 소멸하는 현상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며, 이 변화가 인간다움의 근본 조건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폭넓게 탐구한다. 기술이 매끄럽고 편리한 ‘가상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이로 인해 우리는 실패와 불확실성, 혼란을 내포한 ‘진짜 삶’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경고한다. 이 책은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오늘날, 기술 발전이 가져온 편리함 너머에 놓인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경험을 선택하고, 어떤 삶을 지속할 것인가?